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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에서 임플란트 나사를 삼키는 황당한 사고가 대장암을 막아줬다는 이야기를 듣고, 저도 솔직히 처음엔 "설마 그게 가능한 일이야?" 싶었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생애 첫 대장내시경에서 20개가 넘는 용종이 발견됐다는 사실 앞에서는, 나 자신의 검진 기록을 한참 되짚어보게 됐습니다. 검사 한 번이 삶을 가르는 분기점이 될 수 있다는 걸, 이 사례들이 너무 선명하게 보여줍니다.

다발성 용종, 증상 없이 대장 안에서 자라고 있었다
황광복 씨 사례가 제게 유독 오래 남은 건 결말이 다행스러워서가 아니라, 그 과정이 너무도 우연이었기 때문입니다. 치과 임플란트 시술 중 드릴이 목으로 넘어갔고, 그게 식도와 위를 거쳐 대장까지 내려오는 동안 엑스레이로 추적하다가 결국 대장내시경을 받았습니다. 60년 가까이 살면서 단 한 번도 받아본 적 없던 검사를, 나사 하나 때문에 처음 받게 된 것입니다.
그 내시경에서 발견된 건 나사만이 아니었습니다. 크고 작은 용종이 대장 곳곳에 흩어져 있었고, 전문의가 직접 "굉장히 큰 혹들이 굉장히 많다"라고 말할 정도였습니다. 제가 직접 관련 자료를 찾아보니, 대장은 소장과 항문 사이에 위치한 길이 약 1.5m의 기관으로, 음식물이 약 48시간 동안 머뭅니다. 그 긴 시간 동안 각종 세균과 발암 물질도 함께 머물기 때문에, 결장과 직장 어느 지점에서든 용종이 자라기 쉬운 환경이 조성됩니다.
여기서 용종이란, 대장 점막에 혹처럼 돋아난 모든 형태의 덩어리를 가리킵니다. 종류는 크게 세 가지로, 선종성 용종, 증식성 용종, 염증성 용종으로 나뉩니다. 이 중 선종성 용종은 방치하면 대장암으로 진행될 확률이 매우 높습니다. 문제는 선종성 용종이 육안으로는 단순 용종처럼 보여도, 병리 조직 검사를 해보면 고도 이형성 선종, 즉 암 직전 단계로 확인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점입니다. 고도 이형성 선종이란 세포 구조가 이미 정상에서 크게 벗어난 상태로, 악성 전환이 임박했음을 뜻합니다.
황광복 씨의 경우 당일 시술에서만 여덟 개의 용종을 제거했고, 10mm 이하의 작은 용종들은 6개월 후 추가 제거하기로 했습니다. 제 경험상 이런 단계적 접근이 중요한 이유가 있는데, 대장 벽 두께는 고작 2~3mm, 종이 두어 장을 겹쳐 놓은 수준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위험한 용종을 무리하게 한꺼번에 제거하다가 장 천공이 발생하면 오히려 더 큰 위기가 됩니다. 크기가 크고 모양이 불규칙한 고위험 용종을 먼저 절제하고, 작은 것들은 추적 관찰을 병행하는 방식이 안전합니다.
용종이 암으로 발전하는 데는 보통 5년에서 10년이 걸린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뒤집어 말하면, 그 기간 안에 발견하고 제거하면 대장암은 충분히 막을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대장내시경을 통한 용종 제거가 대장암 예방의 가장 확실한 첫걸음이라는 말이 결코 과장이 아닌 이유입니다.
- 선종성 용종: 암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아 반드시 제거 필요
- 고도 이형성 선종: 암 직전 단계로, 육안으로는 구분이 어려워 병리 조직 검사 필수
- 용종 → 대장암 진행 기간: 통상 5~10년, 정기 검진으로 충분히 차단 가능
- 대장 벽 두께: 2~3mm에 불과해 용종 절제 시 숙련된 판단력이 안전을 결정
- 다발성 용종: 크기·위험도에 따라 단계적으로 제거하는 것이 원칙
분변잠혈검사만 믿다가 장폐색 직전까지 간 이유
고영환 씨 이야기는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산에서 근무하며 체력 하나만큼은 자신 있던 분이, 3cm짜리 암 덩어리가 대장을 완전히 틀어막아 장폐색 직전 상태로 응급 이송됐으니까요. 더 충격적인 건, 매년 국가검진을 받아왔고 분변잠혈검사 결과는 늘 정상이었다는 점입니다.
분변잠혈검사란 대변에 육안으로는 보이지 않는 미세한 혈액이 섞여 있는지를 확인하는 검사입니다. 간편하게 대장암을 선별할 수 있어 국가 암 검진에 포함돼 있지만, 치명적인 한계가 있습니다. 모든 대장암이나 용종이 출혈을 일으키는 것은 아닙니다. 출혈이 없으면 검사 결과가 음성으로 나오고, 사람들은 "이상 없다"라고 안심합니다. 고영환 씨가 딱 그 상황이었습니다. 출처: 국가암정보센터에 따르면 분변잠혈검사 양성이 나왔을 때는 반드시 대장내시경으로 확인해야 하며, 음성이 나왔다고 해도 정기적인 대장내시경을 대체할 수는 없습니다.
제가 직접 주변 사례를 찾아보면서 느낀 건, 고영환 씨처럼 "변 검사 했는데 이상 없었다"며 안심하는 분들이 생각보다 훨씬 많다는 겁니다. 위 내시경은 해봤어도 대장내시경은 "힘들다"는 소문에 미루고, 분변잠혈검사를 대안으로 삼는 식입니다. 그런데 대장암의 전조 증상은 생각보다 모호합니다. 고영환 씨도 3개월 전부터 배에 가스가 차고 변이 동글동글하게 뭉쳐서 나오는 느낌을 받았지만, 위경련이라고 자가 진단하고 넘겼습니다.
대장암을 의심해야 하는 배변 습관의 변화란, 평소와 달리 변비가 심해지거나 반대로 설사가 잦아지는 것, 변이 가늘어지는 것, 변을 봐도 시원치 않은 잔변감, 그리고 원인 불명의 혈변이나 복통입니다. 이런 증상들이 나타났을 때는 이미 암이 어느 정도 진행됐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고영환 씨의 경우 횡행결장에 생긴 암이 장을 환형으로 막아버려, 상부 상행결장이 변을 내보내지 못하고 심하게 팽창한 상태였습니다. 복막염으로 진행할 위험이 있는 긴박한 상황이었고, 결국 횡행결장과 우측 대장 약 30cm를 절제하는 수술을 받았습니다.
출처: 보건복지부 국가 암 검진 지침에서도 대장암 고위험군에 해당하거나 50세 이상이라면 정기적인 대장내시경 검사를 권고하고 있습니다. 제 경험상 이건 선택이 아니라 일정 나이가 되면 그냥 해야 하는 루틴입니다. "아직 증상이 없으니 괜찮겠지"라는 생각이 사실 가장 위험한 판단입니다. 증상이 없을 때 하는 검사가 진짜 검사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대장내시경은 몇 살부터 받아야 하나요?
A. 일반적으로 50세 이상부터 정기 검사를 권고하지만, 가족력이 있거나 대장용종 경험이 있다면 45세 이전부터 시작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증상이 없더라도 검사를 미루지 마시고, 이상이 없으면 이후 5년 주기로 추적 관찰하는 방식이 일반적입니다.
Q. 분변잠혈검사 결과가 정상이면 대장내시경 안 해도 되나요?
A. 정상 결과가 나왔다고 해서 대장내시경을 건너뛰어도 된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모든 용종과 대장암이 출혈을 동반하지는 않기 때문에, 분변잠혈검사만으로는 놓치는 경우가 생깁니다. 음성 결과를 받았더라도 나이와 위험 요인에 따라 주기적인 대장내시경이 필요합니다.
Q. 선종성 용종과 다른 용종은 어떻게 구분하나요?
A. 내시경 중 육안으로는 정확한 구분이 어렵습니다. 용종을 제거한 뒤 병리 조직 검사를 통해 현미경으로 확인해야 선종성, 증식성, 염증성 여부를 알 수 있습니다. 육안으로 단순해 보여도 실제 검사에서 고도 이형성 선종이나 조기 대장암으로 확인되는 사례가 있으므로, 제거 후 반드시 조직 검사 결과를 확인해야 합니다.
Q. 용종 제거 후에도 재검사가 필요한가요?
A. 네, 반드시 필요합니다. 특히 다발성 용종이나 선종성 용종이 발견된 경우 제거 후 1~3년 이내에 추적 대장내시경을 권고합니다. 크기가 작은 잔여 용종은 6개월 후 추가 시술을 진행하기도 합니다. 한 번 제거했다고 끝이 아니라, 새로운 용종이 다시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주기적 관찰이 필수입니다.
Q. 대장내시경 검사가 무섭거나 불편한데 꼭 해야 하나요?
A. 수면 내시경으로 진행하면 검사 중 통증은 거의 없고, 대부분 잠드는 사이에 끝납니다. 사전 장 정결 과정이 번거롭기는 하지만, 그 한 번의 불편함이 대장암 수술이나 항암 치료와는 비교가 안 됩니다. 검사를 미루는 데 드는 불안감보다, 그냥 예약하고 받아버리는 편이 훨씬 낫습니다.
결론
두 사례를 나란히 보면 결론은 명확합니다. 황광복 씨는 황당한 사고 덕분에 운 좋게 다발성 용종을 발견했고, 고영환 씨는 분변잠혈검사를 믿고 대장내시경을 미루다가 장폐색 직전에 수술대에 올랐습니다. 같은 시간 동안 한 명은 발견했고, 한 명은 놓쳤습니다. 차이는 딱 하나, 대장내시경을 받았느냐 아니냐입니다.
제 경험상 이 검사를 미루게 하는 건 두려움보다는 "설마 나는 아니겠지"라는 막연한 안심입니다. 지금 당장 증상이 없다면 오히려 지금이 검사를 받기에 가장 좋은 시점입니다. 50세가 됐다면, 혹은 가족력이 있다면 더 이상 미루지 마시고 가까운 소화기내과에 예약부터 잡아보시길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