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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 증상이 없으면 암이 없다고 생각하십니까. 솔직히 저도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대장암 환자 열 명 중 여덟 명은 아무 증상이 없었다고 말합니다. 저 역시 패스트푸드와 고기 위주의 식단을 몇 년간 유지하다가 처음으로 대장내시경을 받았을 때 용종이 발견됐습니다. 아무렇지 않았던 몸이 사실 조금씩 달라지고 있었던 겁니다.

용종 제거, 왜 이렇게 중요한가
대장암의 출발점은 대부분 용종(폴립)입니다. 여기서 용종이란 대장 점막 안쪽으로 돌출된 혹을 통칭하는 말로, 그 자체가 암은 아닙니다. 문제는 이 용종의 종류가 다양하고, 그 중 선종(腺腫)이라 불리는 유형이 시간이 지나면 암으로 전환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선종이란 쉽게 말해 암의 전 단계에 해당하는 세포 변형이 일어난 용종으로, 대장에서 발견되는 전체 용종의 약 40%를 차지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제가 직접 내시경을 받아봤는데, 의사가 "이건 생김새만으로는 선종인지 염증성 용종인지 구별이 안 됩니다"라고 말하더군요. 그래서 생긴 건 그냥 모두 떼어내고 조직 검사를 한다는 설명이 뒤따랐습니다.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겉으로 봐서 암인지 아닌지 모른다는 말이 상당히 와닿았습니다.
출처: 대한소화기내시경학회의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선종을 조기에 발견해 제거할 경우 대장암 발생 위험을 최대 90%까지 줄일 수 있습니다. 90%라는 수치가 과장처럼 느껴질 수도 있지만, 이 수치의 근거는 간단합니다. 암으로 가는 경로 자체를 차단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용종이 선종으로 바뀌고, 선종이 커지면서 암으로 진행하는 데는 보통 5~10년이 걸립니다. 그 긴 시간 안에 한 번만 내시경을 해도 충분히 막을 수 있다는 뜻입니다.
또 하나 짚고 싶은 건 용종의 형태입니다. 목이 있어 볼록하게 솟은 용종은 절제가 비교적 쉽습니다. 반면 편평하게 옆으로 퍼진 용종은 완전히 제거하기가 어렵고, 암으로 진행될 가능성도 더 높습니다. 용종의 크기와 형태가 치료 난이도와 예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실제로 19개의 용종을 제거한 사례를 보면, 그 중 두세 개는 방치했을 경우 암으로 진행됐을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전문의의 판단이 나올 정도였습니다.
대장내시경 검진 시작 시점도 중요합니다. 가족 중 대장암 환자가 없는 경우에는 45~50세부터, 가족력이 있거나 위험 요소가 있는 경우에는 그보다 10년 빠른 30대 후반부터 검진을 권고하고 있습니다. 다만 제 경험상 이 기준을 기다리기보다, 40세가 되면 바로 받아보는 게 낫다는 생각입니다. 20~30대에도 드물게 대장암이 발생하고, 소화 불편이나 배변 변화 같은 증상이 있다면 나이와 무관하게 검진을 고려해야 합니다.
- 선종(암 전구 병변) 조기 제거 시 대장암 발생 위험 최대 90% 감소
- 가족력 없는 경우 45~50세부터, 가족력 있는 경우 30대 후반부터 검진 시작
- 증상이 없어도 배변 습관의 작은 변화가 대장암의 신호일 수 있음
- 편평하게 퍼진 용종은 절제가 어렵고 암 진행 위험도 더 높음
- 대변잠혈검사(분변 속 혈액 검출 검사)는 대장암을 직접 진단하지 못하며 내시경을 대체할 수 없음
생활습관이 대장을 바꾼다, 제가 몸으로 증명했습니다
검진도 중요하지만, 일상에서 대장이 버텨내는 환경을 만드는 것도 그만큼 중요합니다. 제가 직접 써봤는데, 식단을 바꾼 이후 장 상태가 눈에 띄게 달라졌습니다. 몇 년간 업무 특성상 패스트푸드, 삼겹살, 소시지 위주의 식단을 이어갔고, 그 끝에 대장 용종이 발견됐습니다. 이후 채소와 통곡물, 콩류를 중심으로 식단을 전환하고 주 4회 이상 유산소 운동을 습관화했더니, 다음 내시경에서 용종 개수가 줄어들었습니다.
출처: 국립암센터 및 미국암학회 전문가들은 하루 25g 이상의 식이섬유 섭취가 장내 유익균을 늘리고 대장 점막 손상을 예방한다고 강조합니다. 식이섬유란 인체 효소로는 소화되지 않는 탄수화물로, 대장 내 유해균의 증식을 억제하고 배변 속도를 높여 발암 물질이 점막에 오래 머물지 못하도록 돕는 성분입니다. 채소, 과일, 콩, 현미 등에 풍부합니다.
가공육과 붉은 살코기는 확실히 줄이는 편이 좋습니다.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는 가공육을 1군 발암물질로 분류하고 있고, 붉은 살코기를 2A군으로 지정했습니다. 완전히 끊을 필요는 없지만, 소시지·햄·베이컨 같은 가공육의 잦은 섭취는 대장 점막을 자극하는 물질을 지속적으로 노출시킵니다. 제 경우엔 이 부분을 가장 먼저 줄였고, 변비가 개선되는 변화를 체감했습니다.
아스피린, 마그네슘, 엽산 등이 대장암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는 언급에 대해서는 저는 조금 다른 시각입니다. 이런 보조 수단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는 건 이해하지만, 아스피린은 장기 복용 시 위장관 출혈이나 궤양을 유발할 수 있는 성분입니다. 전문의의 처방 없이 자의적으로 복용하는 건 오히려 위험할 수 있습니다. 고농도 비타민 요법도 마찬가지입니다. 제 생각으로는 보조제에 기대기 전에 검증된 식단과 운동, 그리고 정기 내시경이 우선입니다.
경학문 내시경 미세 절제술(TEM, Transanal Endoscopic Microsurgery)이라는 수술 방식도 기억해 두시면 좋습니다. 여기서 TEM이란 항문을 통해 내시경 기구를 삽입해 피부 절개 없이 직장 조기암이나 용종을 국소 제거하는 수술 기법입니다. 조기에 발견된 직장암이라면 이 방식으로 항문에서 약 하루이틀 정도 불편함을 겪는 것으로 치료가 마무리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암이 많이 진행된 뒤에는 장을 15cm 이상 절제하는 대수술이 필요하다는 점을 생각하면, 조기 발견의 의미가 다시 한번 와닿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대장내시경 꼭 해야 하나요, 대변잠혈검사로 대신할 수 없나요?
A. 대변잠혈검사는 대변 속 미세 혈흔을 감지하는 검사로, 대장암 환자의 40% 정도만 수치가 오르는 한계가 있습니다. 암 여부를 직접 확인하고, 동시에 용종을 제거할 수 있는 대장내시경을 대체하기는 어렵습니다. 잠혈검사는 내시경을 받아야 할 신호를 거르는 보조 수단으로 이해하는 게 정확합니다.
Q. 대장 용종이 발견되면 무조건 암인가요?
A. 용종 전체가 암은 아닙니다. 발견된 용종의 약 40%가 암으로 발전할 수 있는 선종이고, 나머지는 염증성 또는 증식성 용종으로 암과는 거리가 멉니다. 내시경 당시 외형만으로는 선종 여부를 판별하기 어렵기 때문에, 모두 제거 후 조직 검사를 통해 확인합니다.
Q. 대장내시경 전날 먹는 장 세척제, 꼭 많이 마셔야 하나요?
A. 소량 복용 가능한 하제도 개발돼 있지만, 현재까지는 기존 대용량 하제에 비해 세척 효과가 다소 낮다는 평가가 있습니다. 소량 하제는 장에서 수분을 분비시키는 방식이라 70대 이상 고령자나 신장·심장 질환이 있는 경우 탈수나 합병증 위험이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어떤 방식이 적합한지는 반드시 담당 의사와 상의해야 합니다.
Q. 아스피린이 대장암 예방에 좋다는데 그냥 먹어도 되나요?
A. 저용량 아스피린이 대장암 위험을 낮춘다는 연구 결과들이 있는 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아스피린은 장기 복용 시 위장관 출혈, 궤양 등 심각한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는 약물입니다. 전문의의 진단과 처방 없이 예방 목적으로 임의 복용하는 것은 권장하지 않습니다.
Q. 직장암과 대장암은 다른 건가요?
A. 직장암은 대장암의 한 종류입니다. 대장은 상행 결장, 횡행 결장, S결장, 직장으로 구성되며, 직장은 대장의 가장 아래쪽 항문에 가장 가까운 부분입니다. 직장에 발생한 암을 직장암이라 따로 부르는 이유는 위치 특성상 수술 방식과 예후, 기능 보존 여부가 다른 부위 대장암과 크게 다르기 때문입니다.
결론
대장암은 증상이 없어서 모르는 게 아니라, 증상을 증상으로 인식하지 못해서 늦게 발견되는 경우가 훨씬 많습니다. 소화 불편, 배변 습관의 미묘한 변화, 변에 약간 묻어나는 혈흔. 이런 것들을 치질이나 과민성 장으로 넘겨버리는 게 현실입니다. 제 경우도 그랬습니다.
정리하면, 대장암 예방의 핵심은 두 가지입니다. 나이에 맞는 시점에 대장내시경을 받아 선종을 조기에 제거하는 것, 그리고 붉은 육류와 가공육을 줄이고 식이섬유와 유산소 운동을 일상에 들이는 것입니다. 아스피린이나 보조제 같은 추가 수단은 전문의와 상의한 뒤 고려하는 순서가 맞습니다. 아직 대장내시경을 받지 않으셨다면, 지금이 시작할 적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