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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릭 의약품 정말 오리지널보다 나쁠까

uniunifam 2026. 9. 17. 16:15

목차


    솔직히 저는 약국에서 "이거 성분은 똑같은데 더 저렴한 제품이에요"라는 말을 들을 때마다 속으로 '그래도 오리지널이 낫지 않을까?' 하고 망설였습니다. 그런데 한국 제약 산업의 역사를 찬찬히 들여다보고 나서 그 생각이 꽤 많이 바뀌었습니다. 제네릭에 대한 편견, 신약 개발의 고된 현실, 그리고 오픈 이노베이션이라는 협업 방식까지 — 제가 몰랐던 것들이 생각보다 훨씬 많았습니다.

     

    제네릭 의약품, 짝퉁이라는 오해를 버리기까지

    제가 실수한 부분이 있었는데, 바로 '복제약 = 열등한 약'이라는 공식을 너무 오래 믿었다는 겁니다. 약국에서 동일 성분의 저렴한 약을 권유받을 때마다 이상하게 찜찜한 기분이 들었거든요. 일반적으로 오리지널 의약품이 더 효과가 좋다고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 제도를 들여다보니 이야기가 전혀 달랐습니다.

    제네릭 의약품(Generic Medicine)이란, 오리지널 의약품의 특허가 만료된 뒤 동일한 유효 성분으로 만들어진 복제약을 말합니다. 단순히 성분이 같다고 해서 시장에 나오는 게 아닙니다. 생물학적 동등성 시험(Bioequivalence Test)이라는 임상 검증을 반드시 통과해야 합니다. 여기서 생물학적 동등성 시험이란, 약이 몸속에 흡수된 뒤 같은 시간대에 같은 유효 농도로 같은 효과를 낸다는 것을 실험으로 증명하는 절차입니다. 이 시험을 통과하지 못하면 제네릭 의약품으로 인정받지 못합니다.

    국내 의약품 중 제네릭이 차지하는 비중은 51%에 달합니다. 처음에 이 수치를 봤을 때 '너무 많은 거 아닌가' 싶었습니다. 그런데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르게 해석해야 했습니다. 비싼 오리지널 의약품을 감당하지 못하는 환자들이 동일한 효과의 약을 훨씬 낮은 가격에 쓸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니까요. 알레르기 비염약 하나만 해도, 동일 성분(세티리진 염산염)으로 허가된 제품이 약 200가지에 이릅니다. 경쟁이 그만큼 치열하고, 그 덕분에 약값은 낮아집니다.

    • 오리지널 의약품: 최초 개발사가 10년간 특허권 보유, 개발 비용이 약가에 반영되어 고가
    • 제네릭 의약품: 특허 만료 후 생산 가능, 생물학적 동등성 시험 통과 필수
    • 국내 제네릭 비중 51% — 환자 치료 접근성을 넓히는 핵심 역할
    요약: 제네릭은 짝퉁이 아니라, 엄격한 생물학적 동등성 시험을 통과한 동일 효능의 의약품이며 환자의 치료 접근성을 실질적으로 높여줍니다.

     

    신약개발, 304번의 실패 끝에 얻은 것

    한국이 본격적으로 신약 개발에 뛰어든 건 1990년대였습니다. 약 30년이 지난 지금, 국내에 등록된 국산 신약은 총 33개입니다. 숫자만 보면 적어 보일 수 있지만, 그 과정이 어떠했는지를 알면 생각이 달라집니다. 제가 이 역사를 접하면서 가장 마음에 남았던 건 숫자가 아니라, 팀장이 갑자기 세상을 떠나고도 밤새 연구를 이어간 연구원들의 이야기였습니다.

    1991년 퀴놀론계 항생제 개발을 시작한 팀은 2년 만에 후보 물질을 찾아냈습니다. 퀴놀론계 항생제(Quinolone Antibiotic)란 세균의 DNA 복제를 방해해 감염을 치료하는 계열의 약물로, 당시 전 세계적으로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던 분야였습니다. 그러나 강한 약효만큼 독성도 강했고, 팀은 해체됐습니다. 그런데 낮에는 회사 업무를 하고 밤에는 몰래 연구를 이어간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304번째 물질을 만들었을 때 비로소 결과가 나왔고, 그 핵심은 옥심(Oxime) 구조였습니다. 옥심 구조란 분자 내 특정 원자 배열로, 이를 도입함으로써 기존 퀴놀론계 항생제보다 약효를 100배 높이고 독성은 낮출 수 있었습니다.

    이후 2003년, 이 약은 국내 최초로 미국 FDA(식품의약국) 승인을 받아냈습니다. FDA 승인이란 미국 식품의약국이 해당 의약품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공식 인정하는 절차로, 당시 이 승인을 받은 나라는 전 세계에서 10개국 남짓에 불과했습니다. 새벽에 화상회의실에 모여 서툰 영어로 발표를 듣던 연구원들이 환호했다는 장면은 제가 읽으면서 솔직히 가슴이 좀 뭉클했습니다. 제 경험상 오래 실패한 일이 결국 되는 순간의 감각이 어떤 건지, 작은 규모에서나마 알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1999년 위암 치료제로 국산 신약 1호가 탄생한 이후, 현재까지 FDA 승인을 받은 국산 의약품은 23개에 이릅니다(출처: 식품의약품안전처). 이 숫자가 적다고 보는 시각도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제네릭 제조 기술을 쌓으면서 임상과 합성 노하우를 내재화한 결과가 지금의 신약 역량으로 이어졌다고 봅니다.

    요약: 304번의 시도 끝에 탄생한 국산 최초 FDA 승인 항생제는, 제네릭 시대가 축적한 기술력이 신약 개발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한 첫 번째 사례입니다.

     

    오픈 이노베이션, 속도가 생명인 이유

    신약 하나를 개발하는 데 통상 10년에서 15년이 걸립니다. 그리고 임상 1상부터 3상까지 성공 확률은 10%도 채 되지 않습니다. 이 현실 앞에서 '우리 회사가 처음부터 끝까지 다 하겠다'는 전략이 얼마나 비효율적인지, 최근 국내 제약 업계도 점점 실감하는 분위기입니다.

    오픈 이노베이션(Open Innovation)이란, 외부의 아이디어와 기술을 기업 내부 개발 과정에 적극 도입하는 협업 방식입니다. 즉, 혁신적인 후보 물질을 가진 바이오벤처와 자본·임상 노하우를 가진 대형 제약사가 손을 잡는 구조입니다. 최근 국내에서 주목받은 폐암 표적 항암제 사례가 바로 이 방식으로 개발됐습니다. 미국 보스턴의 바이오벤처가 2013년 후보 물질을 발굴했고, 국내 제약사가 이를 도입해 임상을 진행해 조건부 허가까지 받아냈습니다. 독자 개발이었다면 훨씬 더 오랜 시간이 걸렸을 겁니다.

    표적 항암제(Targeted Therapy)란 암세포에 특이적으로 발현하는 단백질이나 유전자 이상을 선택적으로 공격하는 치료제입니다. 기존 항암제가 정상 세포까지 무차별 공격하는 방식이라면, 표적 항암제는 암세포만 골라 억제합니다. 실제로 임상에 참여한 폐암 환자의 경우, 종양 크기가 60% 이상 줄어드는 결과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기존 3세대 표적 치료제는 월 600만~700만 원에 달하는 외산 제품이 독점하던 시장이었습니다. 국산 제품이 나온다는 건 그 가격 구조가 바뀔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제 경험상 이건 좀 예상 밖이었습니다. 오픈 이노베이션을 단순한 '협업'으로만 이해했는데, 실제로는 '누가 빨리 환자에게 약을 전달하느냐'는 윤리적 선택에 가까웠습니다. 개발에 성공한 연구자가 독자 개발 대신 파트너를 찾은 이유가 "조기에 환자에게 치료제로 쓰이길 원해서"였다는 대목이 특히 그랬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평택에서 제주까지 백신 한 바이알을 나르기 위해 군·경찰·해경이 동원됐던 장면을 떠올리면, 약이 제때 없다는 것이 얼마나 실존적인 위기인지 실감됩니다. 자국 생산 역량이 없으면 글로벌 공급망이 흔들릴 때 가장 먼저 타격을 받습니다(출처: 세계보건기구(WHO)).

    요약: 오픈 이노베이션은 신약 개발의 시간과 비용을 줄이는 전략이자, 환자에게 더 빨리 치료 기회를 주기 위한 현실적 선택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제네릭 약이 오리지널 약보다 효과가 떨어지지 않나요?

    A. 일반적으로 오리지널이 더 효과가 좋다고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는 생물학적 동등성 시험을 통과한 제네릭은 체내 흡수와 효능이 오리지널과 동등함을 과학적으로 검증받은 제품입니다. 가격이 저렴하다고 효능이 낮은 게 아니라, 개발 비용이 들어가지 않아서 저렴한 겁니다. 제 경우에도 성분이 동일하다는 설명을 들은 뒤로는 제네릭을 훨씬 편하게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Q. 한국 신약 개발 수준이 글로벌 기준으로 어느 정도인가요?

    A. 2003년 국내 최초로 FDA 승인을 받은 항생제를 기점으로, 현재까지 FDA 승인을 받은 국산 의약품은 23개에 달합니다. 첫 승인 당시 FDA 허가를 받은 나라가 전 세계 10개국 남짓이었다는 걸 감안하면, 상당한 수준에 올라와 있습니다. 다만 블록버스터 신약 기준으로는 아직 글로벌 상위권과 격차가 있다는 게 솔직한 평가입니다.

     

    Q. 오픈 이노베이션이 신약 개발에 실제로 효과적인가요?

    A. 제 생각에는 효과적이라기보다 현 단계에서 현실적으로 가장 합리적인 방식입니다. 신약 개발에는 평균 10~15년과 수천억 원이 필요한데, 바이오벤처가 혁신적인 후보 물질을 발굴하고 대형 제약사가 임상·자본·인허가를 맡는 구조는 각자의 강점을 살리는 분업입니다. 실제로 국내 폐암 표적 항암제가 이 방식으로 6년 만에 개발된 사례는 꽤 설득력 있는 근거가 됩니다.

     

    Q. 제약 주권이 왜 안보 문제와 연결되나요?

    A. 코로나19 팬데믹 때 백신 수급이 나라마다 극명하게 갈렸던 걸 떠올리면 이해가 빠릅니다. 자체 생산 역량이 없으면 글로벌 공급망이 흔들릴 때 약을 구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합니다. 최소한 자국민이 필요로 하는 필수 의약품을 자체적으로 만들고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 그게 제약 주권의 핵심입니다.

     

    결론

    제가 이 주제를 들여다보기 전까지, 제네릭은 그냥 싼 약이었고 신약 개발은 대기업이 하는 먼 이야기였습니다. 그런데 활명수 소화제 한 병으로 시작된 한국 제약의 역사를 따라가다 보니, 그 한 줄기가 304번의 실패를 거친 항생제로, 그리고 폐암 환자의 종양을 60% 줄인 표적 항암제로 이어진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제네릭을 외면하거나, 국산 신약을 과소평가하거나, 오픈 이노베이션을 '기술 팔아넘기기'로 오해하는 시각 — 제 경험상 이 세 가지 편견이 가장 먼저 수정돼야 할 것들이었습니다.

    약의 역사는 곧 생존의 역사입니다. 정리하면, 제약 주권이란 단지 산업 지표의 문제가 아니라 국민이 위기 상황에서 약을 구할 수 있는가의 문제입니다. 제네릭에 대한 편견을 한 번쯤 다시 확인해 보고, 국산 신약이 어떤 과정을 거쳐 탄생하는지 관심을 가져보시길 권합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jFXgEzYGsu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