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검진 결과지를 받아들고 "지방간 있음"이라는 문구를 봤을 때, 저는 솔직히 대수롭지 않게 넘겼습니다. 주변에 워낙 흔한 얘기라 "나만 그런 것도 아니고"라며 서랍 속에 결과지를 밀어 넣었거든요. 그런데 공복 혈당 수치가 심상치 않아 정밀 검사를 받으러 갔다가, 제 간이 생각보다 훨씬 바쁘게 망가지고 있었다는 걸 그제야 알게 됐습니다. 술도 거의 안 마시는데 왜 지방간이냐고요. 저도 처음엔 그게 제일 황당했습니다. 침묵의 장기, 간은 왜 아프다고 말하지 않을까간이 "침묵의 장기"라는 말, 한 번쯤 들어보셨을 겁니다. 처음에 저는 그냥 의사들이 경각심을 주려고 하는 말인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직접 검사 결과를 받아보고 나서는 이 표현이 얼마나 정확한지 실감했습니다.간세포에는 통각 신경이 없습니다. 쉽게..
술을 한 방울도 안 마시는데 간경변증 진단을 받았다는 말, 처음 들었을 때 저도 솔직히 믿기 어려웠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비만과 식습관만으로 지방간이 간암까지 이어진 사례들을 들여다보면 이야기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지방간은 증상도 없고 불편함도 없어서 대부분 대수롭지 않게 넘기는데, 그 침묵이 가장 위험한 부분입니다. 간섬유화, 술 안 마셔도 진행된다일반적으로 간 질환은 음주가 원인이라고 알려져 있지만, 제 경험상 이건 절반만 맞는 이야기입니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질환(NAFLD)이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여기서 NAFLD란 술을 전혀 마시지 않아도 비만, 당뇨, 고지혈증 같은 대사 이상으로 인해 간에 지방이 쌓이는 질환을 말합니다. 단순히 살이 좀 찐 것처럼 보여도, 간 내부에서는 서서히 시한폭탄이 켜지고..
저도 처음엔 지방간 정도는 누구나 갖고 있는 거라고 가볍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술 한 방울 안 마신 사람이 간경변증 4단계까지 가고, 이틀에 한 번 소주 세 병 반씩 마시던 분이 만삭 임산부보다 더 볼록한 배로 응급실을 찾았다는 이야기를 접하고서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간은 '침묵의 장기'라는 말이 빈말이 아니었습니다. 지방간에서 지방간염으로, 지방간염에서 간경변증으로 이어지는 흐름과 그 골든타임이 어디인지 정리했습니다. 지방간, 술 안 마셔도 생깁니다간경변증 하면 반사적으로 술을 떠올리는 분들이 많습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전체 지방간 환자 중 알코올성 지방간이 차지하는 비율은 17%에 불과합니다. 나머지 83%는 비알코올성, 즉 대사 이상 지방간입니다(출처: 대한간학회). 이 사실을 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