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을 올려놓고 깜빡한 적, 누구나 한 번쯤 있습니다. 저도 냄비를 태운 뒤 "이게 치매 초기 아닌가?" 싶어 식은땀을 흘린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막상 알고 보니 건망증과 치매 사이에는 꽤 넓은 간격이 있었고, 그 중간 어딘가에 '주관적 인지 저하'와 '경도인지 장애'라는 단계가 따로 존재했습니다. 이 글에서는 그 차이를 직접 확인해가며 정리해봤습니다. 주관적 인지 저하, '기분 탓'이 아닐 수 있습니다일반적으로 건망증은 그냥 나이 들면 생기는 거라고 가볍게 넘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도 그렇게 생각했는데, 실제로 자료를 찾아보고 나서는 생각이 달라졌습니다.의학적으로 건망증과 치매 사이에는 두 단계가 있습니다. 첫 번째가 '주관적 인지 저하(Subjective Cognitive Decline)'입니다. ..
가스불 위에 냄비를 올려놓고 다른 일을 하다 까맣게 잊어버린 적, 저도 한 번이 아닙니다. 그때마다 드는 생각은 딱 하나였습니다. '혹시 나도 치매 오는 거 아닐까.' 주변에서 치매로 힘든 시간을 보내는 어르신을 직접 지켜본 입장에서는, 그 두려움이 단순한 기우로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노년내과 전문의들이 실제로 제시하는 치매 예방 방법을 직접 파고들었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왼손 글씨 쓰기보다 훨씬 강력한 무기가 이미 우리 일상에 있었습니다. 노년내과에서 말하는 '건강 나이'의 진짜 의미숫자 나이가 같아도 몸 상태는 천지 차이일 수 있다는 걸 처음 실감한 건, 주변 어르신 두 분을 비교하면 서였습니다. 한 분은 70대 중반이었는데도 체력 검사 수치가 40대 수준이 나왔고, 다른 한 분은 60대 ..
저도 잠꼬대가 심한다는 말을 많이 듣는데 어른들을 보면서 "그냥 피곤해서 그러겠지"라고 넘긴 적 있으신가요. 저는 신경과 임상 현장에서 그 판단이 얼마나 뼈아픈 후회로 돌아오는지를 직접 목격했습니다. 렘수면 행동장애는 단순한 잠버릇이 아니라 뇌 신경퇴행의 초기 신호일 수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그 경계를 어디에서 그어야 하는지, 수면 장애가 치매와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제가 겪고 배운 것들을 바탕으로 솔직하게 풀어보겠습니다. 렘수면 행동장애와 알파시누클레인의 관계자다가 주먹을 휘두르거나 발길질을 한다는 이야기, 잠버릇이 유독 거친 사람이 있다고 치부하기 쉽습니다. 그런데 저는 진료실에서 수년 전 그런 증상을 호소했던 분이 결국 파킨슨병 진단을 받는 장면을 반복해서 봤습니다. 그때마다 드는 생각은 하나였습니..
잠을 줄이면 더 많은 걸 할 수 있다고 믿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저도 그랬고, 주변 사람 대부분이 그랬습니다. 그런데 수면이 단순한 휴식이 아니라 뇌를 물리적으로 세척하는 유일한 시간이라는 사실을 알고 나서는, 그 믿음이 꽤 위험한 착각이었다는 걸 인정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수면, 식단, 내장지방. 세 가지가 만성 염증이라는 하나의 뿌리로 연결되어 있다는 이야기를 지금부터 풀어보겠습니다. 글림패틱 시스템 — 잠이 뇌를 청소한다는 게 정말일까?"4시간만 자도 충분하다"는 말을 한 번쯤 들어본 적 있으실 겁니다. 저도 한때 그 말을 꽤 진지하게 믿었습니다. 그런데 글림파틱 시스템(Glymphatic System)의 존재를 알고 나서 그 생각은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글림파틱 시스템이란 뇌의 림프계 청소 기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