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실에서 일하다 보면 어떤 장면이 머릿속에 새겨지는지 모릅니다. 저도 처음엔 뇌졸중이 '갑자기 쓰러지는 병' 정도로만 알았습니다. 그런데 직접 현장을 수없이 겪고 나니, 이 병의 본질은 쓰러지는 것이 아니라 '시간'과의 싸움이라는 걸 뼈저리게 알게 됐습니다. 뇌세포는 혈류가 끊기는 순간부터 분당 약 190만 개씩 파괴됩니다. 그 숫자를 처음 접했을 때의 서늘함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응급실 안에서 본 두 가지 시한폭탄뇌졸중(Stroke)이라는 말은 '뇌에 갑자기 생기는 중한 병'이라는 뜻인데, 사실 이 단어 하나 안에 전혀 다른 두 가지 질환이 들어 있습니다. 하나는 뇌출혈, 다른 하나는 뇌경색입니다. 겉으로 드러나는 증상은 판박이처럼 닮았는데, 치료 방향은 정반대라서 현장에서 처음 이 사실을 배웠을 때..
무더운 여름날 장시간 야외에서 일하다가 갑자기 어지럼증이 밀려온 경험, 혹시 있으신가요? 저는 공사 현장에서 6~7시간씩 땡볕을 맞으며 일하는 지인이 어느 날 뇌졸중으로 응급실에 실려갔다는 소식을 듣고 나서야 여름이 얼마나 위험한 계절인지 실감했습니다. 뇌졸중은 겨울 질환이라는 인식이 강하지만, 탈수와 혈압 변동이 맞물리는 여름철에도 뇌혈관 사고는 조용히, 그리고 갑작스럽게 찾아옵니다. 동맥경화와 탈수, 여름철 뇌졸중을 만드는 조합뇌졸중은 이름 그대로 '졸지에 뇌 기능이 중단되는 질환'입니다. 뇌혈관이 막히는 뇌경색과 터지는 뇌출혈로 크게 나뉘는데, 한국인에게 가장 흔하게 나타나는 유형은 동맥경화성 뇌경색입니다. 동맥경화(arteriosclerosis)란 혈관 내벽에 콜레스테롤과 노폐물이 쌓이면서 혈관이..
솔직히 말씀드리면, 저도 얼마 전까지 뇌졸중이란 걸 "갑자기 쓰러지는 병" 정도로만 이해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신경과 전문의의 설명을 접하고 나서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뇌졸중은 어느 날 갑자기 오는 병이 아니라, 수년에 걸쳐 차곡차곡 쌓인 혈관 손상이 어느 순간 터지듯 드러나는 병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빌드업을 막을 방법이 명백히 존재한다는 사실이 더 충격적이었습니다. MRA 검사로 뇌동맥류를 미리 잡을 수 있습니다제가 직접 알아보면서 가장 놀란 부분이 바로 이 지점이었습니다. 뇌졸중 중에서도 지주막하 출혈(Subarachnoid Hemorrhage)은 사망률이 40~50%에 달하는 무서운 병입니다. 여기서 지주막하 출혈이란, 뇌를 감싸는 막 사이 공간에서 큰 혈관이 터지면서 발생하는 출혈을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