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검진 상담 현장에서 같은 나이, 비슷한 생활 습관인데도 남성과 여성이 전혀 다른 증상을 호소하는 장면을 반복해서 봐왔습니다. 처음엔 개인차려니 했는데, 데이터를 쌓다 보니 이게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생물학적 구조의 문제라는 걸 깨달았습니다. 성차의학(Sex/Gender-Specific Medicine)이 그 답을 쥐고 있었습니다. 호르몬이 질환의 지형을 바꾼다역류성 식도염 환자를 보다 보면 유독 남성이 많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실제로 데이터가 그걸 뒷받침합니다. 소화기학회 자료에 따르면 역류성 식도염의 남성 발생률은 여성보다 약 3.5배 높습니다. 소화성 궤양 역시 남성이 여성의 두 배 수준입니다. 처음 이 수치를 접했을 때 저도 꽤 놀랐습니다.이 차이의 핵심은 에스트로겐입니다. 에스트로겐은 상피세포..
체온이 1도 내려가면 면역력이 30% 이상 떨어진다는 말, 처음엔 반신반의했습니다. 그런데 겨울마다 반복되던 감기와 손발 시림이 족욕과 웨이트 트레이닝을 꾸준히 병행하면서 눈에 띄게 줄어들었습니다. 몸을 따뜻하게 유지하는 일이 단순한 생활 습관이 아니라, 면역 체계 전체와 맞닿아 있다는 사실을 직접 겪어보니 비로소 실감이 됐습니다. 자율신경이 체온을 무너뜨리는 순간, 면역도 함께 무너진다열이 나면 빨리 해열제를 먹어야 한다고 생각하셨던 분들, 사실 저도 오랫동안 그렇게 믿었습니다. 그런데 직접 공부해 보니 이게 꽤 단순한 오해였습니다.우리 몸의 발열은 림프구가 바이러스나 세균을 제압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만들어내는 환경입니다. 여기서 림프구(lymphocyte)란 백혈구의 한 종류로, 외부 이물질을 인식하..
열심히 운동하는데 근육이 오히려 부족하다는 진단을 받으면 어떤 기분일까요? 저도 처음엔 믿기 어려웠습니다. 무릎이 안 좋은 분들에게 의사가 공통으로 내리는 처방은 약이 아니라 근력 운동입니다. 무릎 관절염과 근감소증을 함께 막으려면 대퇴사두근 강화와 단백질 섭취, 두 가지를 동시에 잡아야 한다는 게 제가 직접 알아보고 실천하며 내린 결론입니다. 무릎이 아프면 쉬어야 한다고요? 대퇴사두근이 답입니다무릎이 아플 때 가장 먼저 하고 싶은 건 누워서 쉬는 것입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그런데 제가 직접 알아보니, 쉬는 게 오히려 무릎을 더 빠르게 망가뜨리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무릎 관절염의 핵심은 연골이 닳는 것인데, 연골을 보호하는 완충재 역할을 하는 건 결국 주변 근육이기 때문입니다.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게..
하루 세 번 꼬박꼬박 양치질하는 사람도 치주염에서 자유롭지 않습니다. 저도 그 사실을 이론으로는 알고 있었는데, 실제로 30대에서 60대 참가자 다섯 명이 모두 염증 판정을 받는 장면을 보고 나서야 "아, 이건 나 얘기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대로 된 칫솔질 방법과 치간칫솔 사용만으로 2주 만에 염증 수치가 눈에 띄게 떨어진다는 결과는 솔직히 예상 밖이었습니다. 올바른 칫솔질만으로 염증이 정말 줄어드나요?칫솔질을 잘하고 있다고 자신하는 사람일수록 이 질문에 쉽게 "당연하지"라고 답합니다.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릅니다. 30대 참가자 박구주 씨는 충치도 없고 하루 세 번 이상 양치질을 하는데도 치근이 노출되어 치주염이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처음 검진 당시 그의 SBI 지수는 32였습니다. ..
남의 대변을 내 장 속에 넣는다는 발상, 처음 들었을 때 저도 솔직히 거부감이 먼저 들었습니다. 그런데 이게 90% 이상의 완치율을 기록하며 국제 의학 가이드라인에 정식으로 이름을 올린 치료법입니다. 배설물이 약이 된다는 이 반전, 그 안에는 꽤 탄탄한 과학이 숨어 있었습니다. 마이크로바이옴이 무너지면 몸 전체가 흔들린다우리 몸속에는 약 38조 개의 미생물이 살고 있습니다. 이 미생물 생태계를 마이크로바이옴(Microbiome)이라고 부르는데, 쉽게 말해 장 속에 사는 수천 종 미생물들의 군집 지도라고 보면 됩니다. 이 중 약 95%가 장에 집중되어 있고, 유익균과 유해균이 균형을 이룰 때 우리 몸의 면역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합니다.유익균은 식이섬유에서 단쇄지방산(SCFA, Short Chain Fatt..
50대 언니가 한여름도 아닌데 선풍기를 끼고 산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솔직히 처음엔 그냥 웃어넘겼습니다. 그런데 4년째 안정제 없이 잠을 못 잔다는 말에 등골이 서늘해졌습니다. 갱년기는 남 일이 아니었고, 저도 식단과 운동부터 호르몬 치료까지 진지하게 파고들기 시작했습니다. 저염식이 골밀도를 지킨다는 사실, 그리고 호르몬 치료에 대한 오해와 진실까지, 제가 직접 공부하고 확인한 내용을 정리했습니다. 저염식단과 골다공증: 소금이 뼈를 녹인다48세인데 대학교 1학년생보다 골밀도가 높다는 검사 결과를 받은 분의 이야기를 접했을 때, 저는 반신반의했습니다. 그런데 식단을 들여다보니 이해가 됐습니다. 18년째 소스도 조미료도 거의 쓰지 않는 저염식을 고수하고, 콩·호박·사과처럼 가공이 최소화된 식품을 그대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