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검진 결과지를 받아 들고 "췌장에 뭔가 보인다"는 말을 처음 들었을 때, 그냥 지나치는 분들이 많습니다. 저도 주변에서 비슷한 이야기를 들으며 '설마 암이겠어'라고 생각했던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췌장암은 그 '설마'가 가장 위험한 순간입니다. 5년 생존율이 10%대에 머물 만큼 예후가 가혹한 암이지만, 조기에 발견하면 이야기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실제로 2cm 미만의 췌장암을 발견해 수술 후 6년째 재발 없이 지내는 사례가 있습니다. 이 글은 그 차이가 어디서 생기는지를 따져봤습니다. 조기발견이 생존율을 바꾸는 이유일반적으로 암은 증상이 나타나면 발견된다고 알려져 있지만, 췌장암은 그 공식이 통하지 않습니다. 췌장은 위장 뒤쪽 깊숙이 자리 잡고 있어 복부 초음파로도 머리와 꼬리 부분이 잘 보이지 않..
변비를 단순한 불편함으로 여기다가 응급실을 일곱 번 드나든 분의 이야기를 접하고 솔직히 등골이 서늘해졌습니다. 대장 안에 돌처럼 굳은 분변이 가득 차고, 내시경으로 하나씩 부숴 빼내야 하는 상황까지 이어지는 것이 결코 남 이야기가 아닐 수 있습니다. 변비는 방치하면 거대결장증, 허혈성 대장염, 심하면 패혈증으로 이어질 수 있는 전신 질환입니다. 변비가 거대결장증과 분변매복으로 이어지는 과정혹시 이런 적 있으신가요? 며칠째 화장실을 못 가도 "조금 있으면 나오겠지" 하며 넘기는 경험 말입니다. 저도 처음엔 그런 식으로 생각했는데, 실제로 임상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알고 나서는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변비가 오래 지속되면 대장 안에서 대변이 정체되고, 수분이 빠지면서 마치 돌덩이처럼 굳어버립니다. 이..
건강검진 결과지를 받아 들고 "콜레스테롤이 좀 높네요, 약 드셔야겠어요"라는 말을 들은 적 있으신가요. 저도 30대 후반에 딱 그 상황을 겪었습니다. 그때 아무 의심 없이 약을 처방받아 나오면서 든 생각이 '이제 아버지처럼 되는 건가'였는데, 한참 지나서야 제가 완전히 잘못된 방향을 보고 있었다는 걸 알았습니다. 콜레스테롤이 높아진 게 유전이 아니라 바뀐 생활 습관 때문이었고, 약은 그 결과를 잠시 누르는 것에 불과했으니까요. 혈압, 혈당, 콜레스테롤이 사실 같은 병인 이유제가 직접 여러 자료를 찾아보면서 가장 충격이었던 건 혈압, 혈당, 고지혈증, 지방간이 각각 별개의 질환이 아니라는 사실이었습니다. 순환기내과, 내분비내과, 소화기내과로 따로따로 나뉘어 치료를 받아왔지만, 이 모든 것이 사실 하나의 뿌..
샤워를 마치고 배수구를 내려다봤을 때 머리카락이 수북이 쌓여 있는 걸 처음 발견한 날, 그 순간의 당혹감은 직접 겪어본 사람이 아니면 알기 어렵습니다. 탈모는 더 이상 중년 남성만의 고민이 아닙니다. 국내 탈모 환자의 절반 가까이가 20~30대이고, 여성 환자도 빠르게 늘고 있습니다. 중요한 건 시작 시점이 빠를수록, 치료도 그만큼 빨리 시작해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왜 젊은 나이에 탈모가 오는 걸까 — 조기진단이 먼저인 이유처음에는 이마 라인이 조금 올라간 것 같다는 느낌으로 시작됩니다. 그다음엔 정수리가 왠지 비어 보이고, 사진을 찍고 나서야 "이게 이렇게까지 진행됐나?" 하며 뒤늦게 실감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제가 주변 사람들을 보면서 느낀 것도 그렇습니다. 이마 라인이 올라가기 시작했을 때 병원 한..
요즘 들어 아침마다 잔기침이 끊이질 않는다면, 혹시 "나이 들면 다 이런 거 아닌가" 하고 넘기고 계시진 않습니까? 저도 한동안 그랬습니다. 그런데 담배 한 번 입에 댄 적 없는 분이 3년째 기침에 시달리다 폐섬유증 진단을 받거나, 42년 흡연자가 만성폐쇄성폐질환 전 단계 판정을 받는 사례를 접하고 나서야 폐는 절대 방치해서는 안 되는 장기라는 걸 실감했습니다. 폐는 한번 굳거나 좁아지면 되돌아오지 않습니다. 기침 3년, 폐가 보내는 신호를 알아채지 못한 이유기침이 3년씩 이어지는데도 "감기 기운인가 보다" 하며 넘기는 분들이 생각보다 많습니다. 실제로 비흡연자인 60대 여성이 수영장에서 1, 2등을 다투던 분이었는데, 기침 때문에 마스크를 쓰고 운동하다 호흡이 더 힘들어지는 상황을 반복했다고 합니다. ..
65세 이상 노인의 20~30%가 만성 변비를 앓고 있습니다. 처음 이 수치를 접했을 때 저도 꽤 놀랐는데, 요양병원 현장에서 직접 환자분들을 보다 보면 오히려 그 수치가 보수적으로 느껴질 정도입니다. 단순히 "며칠 못 쌌다"는 불편함이 아니라, 장기가 늘어나고 혈관이 막히고 심하면 수술까지 이어지는 질환으로 번질 수 있다는 사실, 많은 분들이 아직 모르고 계십니다. 왜 노인에게 변비가 더 위험한가 — 합병증의 배경변비를 오래 참으면 어떻게 되느냐고 물으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배변 횟수가 좀 줄었을 뿐 아닌가"라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는데, 저는 그게 가장 위험한 착각이라고 봅니다.노화가 진행되면 장 근육이 위축되고 장운동을 조절하는 신경 세포가 줄어듭니다. 여기에 고혈압약, 진통제, 파킨슨 치료제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