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 증상이 없으면 암이 없다고 생각하십니까. 솔직히 저도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대장암 환자 열 명 중 여덟 명은 아무 증상이 없었다고 말합니다. 저 역시 패스트푸드와 고기 위주의 식단을 몇 년간 유지하다가 처음으로 대장내시경을 받았을 때 용종이 발견됐습니다. 아무렇지 않았던 몸이 사실 조금씩 달라지고 있었던 겁니다. 용종 제거, 왜 이렇게 중요한가대장암의 출발점은 대부분 용종(폴립)입니다. 여기서 용종이란 대장 점막 안쪽으로 돌출된 혹을 통칭하는 말로, 그 자체가 암은 아닙니다. 문제는 이 용종의 종류가 다양하고, 그 중 선종(腺腫)이라 불리는 유형이 시간이 지나면 암으로 전환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선종이란 쉽게 말해 암의 전 단계에 해당하는 세포 변형이 일어난 용종으로, 대장에서 발견되는 전..
작년 건강검진 결과지를 받아 들고 빨간 숫자 하나에 며칠을 불안하게 보낸 적이 있습니다. 그때 든 생각이 "이 검사, 진짜 다 필요한 건가?" 였습니다. 비싼 종합검진 패키지를 끊어봤다가 오히려 더 많은 숫자에 놀라 돌아온 경험도 있고요. 무조건 많이 받으면 좋다는 통념이 사실인지, 연령대별로 뭘 챙기고 뭘 덜어낼지 제가 직접 따져보며 정리했습니다. 과잉진단, 암을 찾으려다 오히려 해가 되는 검사들저도 한동안 비싼 검진 센터에서 PET-CT까지 포함된 패키지를 받은 적이 있습니다. 뭔가 더 꼼꼼히 찾아낼 것 같아서요. 그런데 직접 겪어보니 오히려 모호한 소견만 잔뜩 늘어났고, 결과지를 보며 더 불안해졌습니다. 그때는 이게 왜 문제인지 잘 몰랐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이게 의학계에서도 꽤 오래된 논쟁이더라..
솔직히 저는 대장 내시경이 '불편하긴 해도 별일 없으면 안 받아도 되는 검사' 정도로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주변에서 증상도 없이 지내다가 뒤늦게 용종 여러 개를 발견해 절제한 사례를 직접 목격하고 나서 그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대장암은 어느 정도 진행되기 전까지는 아무 신호도 보내지 않습니다. 그게 이 암을 특히 무서운 이유입니다. 대장암 전조증상, 치질로 착각하면 생기는 일일반적으로 혈변이 보이면 치질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저도 그렇게 알고 있었는데, 실제 의료 데이터를 보고는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전국 24개 병원 항문 출혈 환자를 조사한 결과, 90%는 치질 같은 항문 질환이 원인이었지만 4%는 대장암이나 진행성 선종으로 진단됐습니다. 100명 중 4명이 암이라는 건, 결코 ..
얼마전 아버지께서 건강검진 결과지를 받아 들고 "용종 발견, 추적 관찰 요망"이라는 문구 앞에서 멈춘 적이 있습니다. 별것 아니겠지 싶으면서도 찜찜한 그 감각, 저도 정확히 겪었습니다. 용종이라고 다 같은 게 아니라는 걸, 그 결과지 한 장이 저를 공부하게 만들었습니다. 선종성 용종이란 무엇인가 — 이름이 다르면 위험도도 다릅니다대장 내시경을 하다 보면 혹처럼 튀어나온 모양의 병변들이 발견되는데, 이를 통틀어 용종이라고 부릅니다. 그런데 제가 처음에 놓쳤던 부분은, 용종이 조직학적으로 세 종류로 나뉜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선종성 용종, 증식성 용종, 염증성 용종이 그것입니다.이 중에서 실제로 암으로 이어지는 건 선종성 용종입니다. 선종성 용종이란, 대장 점막 세포가 비정상적으로 증식하면서 만들어진 병변으로..
5년 전 대장내시경에서 "깨끗하다"는 말을 들었는데 불과 몇 년 만에 대장암 진단을 받은 사례, 단순히 운이 나빴던 걸까요? 실제로 이런 일이 생기는 데는 SSL, 즉 무경성 톱니 모양 병변이라는 특수한 용종이 깊이 관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도 이 내용을 처음 접했을 때 솔직히 예상 밖이었습니다. 평범한 선종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암이 된다는 사실, 그리고 숙련된 전문의조차 쉽게 놓칠 수 있다는 현실이 꽤 충격적이었거든요. SSL이 발견하기 어려운 이유대장내시경을 받고 나서 "이상 없음"이라는 결과를 받으면 대부분 안심하게 됩니다. 그런데 정말로 아무것도 없었던 걸까요? 저도 이 부분을 파고들다가 SSL이라는 존재를 알게 됐고, 그 이후로 대장내시경 결과를 전과 같이 단순하게 받아들이지 않게 되었습..
치과에서 임플란트 나사를 삼키는 황당한 사고가 대장암을 막아줬다는 이야기를 듣고, 저도 솔직히 처음엔 "설마 그게 가능한 일이야?" 싶었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생애 첫 대장내시경에서 20개가 넘는 용종이 발견됐다는 사실 앞에서는, 나 자신의 검진 기록을 한참 되짚어보게 됐습니다. 검사 한 번이 삶을 가르는 분기점이 될 수 있다는 걸, 이 사례들이 너무 선명하게 보여줍니다. 다발성 용종, 증상 없이 대장 안에서 자라고 있었다황광복 씨 사례가 제게 유독 오래 남은 건 결말이 다행스러워서가 아니라, 그 과정이 너무도 우연이었기 때문입니다. 치과 임플란트 시술 중 드릴이 목으로 넘어갔고, 그게 식도와 위를 거쳐 대장까지 내려오는 동안 엑스레이로 추적하다가 결국 대장내시경을 받았습니다. 60년 가까이 살면서 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