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를 감은 지 몇 시간도 안 됐는데 두피가 간지럽고, 손이 저도 모르게 머리로 올라간 적 있으시지 않습니까. 저도 한동안 머리가 간지럽고 그랬습니다. 처음엔 그냥 건성인가 보다 했는데, 각질이 어깨 위로 눈처럼 떨어지고, 밤에 누우면 두피가 열이 나는 것처럼 후끈거렸습니다. 단순 비듬이라고 넘기기엔 뭔가 이상하다 싶어 들여다봤더니, 그게 두피 지루피부염이었습니다. 말라세지아와 피부 장벽 — 가려움의 진짜 출처두피 지루피부염을 단순한 두피 트러블로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그냥 비듬 샴푸 쓰면 낫는다, 위생 문제다,라고 보는 분들도 적지 않습니다. 그런데 제가 직접 겪어보고 자료를 찾아봤더니, 이건 단순히 샴푸 문제가 아니었습니다.두피 지루피부염의 핵심 원인은 말라세지아(Malassezia) 효모균입니다...
솔직히 저는 가슴이 답답할 때 한동안 '급체했나 보다' 하고 소화제만 찾았습니다. 그런데 임상 현장에서 실제로 접한 사례들을 들여다보니, 명치 끝 불편함을 위장 문제로 여기다가 골든타임을 놓치는 경우가 생각보다 훨씬 많았습니다. 가슴통증은 원인이 어디서 오느냐에 따라 대응 방식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협심증인지, 역류성 식도염인지 제대로 구별하는 것이 생사를 가를 수 있다는 걸 알고 나서 이 주제를 꼭 정리해두고 싶었습니다. 협심증 구별: 증상만 믿으면 위험한 이유가슴통증을 유발하는 원인 중 가장 위중한 것이 심혈관 질환입니다. 우리나라 사망 원인 2위를 차지하는 심장질환은 해마다 환자 수가 늘고 있는데, 정작 조기 진단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아직도 많습니다. 제가 자료를 살펴보면서 가장 안타까웠던 대목도..
솔직히 저는 땀을 그냥 불쾌한 것으로만 여겼습니다. 여름마다 손바닥이 촉촉해지면 그게 긴장 때문인지 더위 때문인지도 구분하지 못했고요. 그런데 부위별로, 상황별로 땀의 종류가 다르고 각각 다른 건강 신호를 보낸다는 걸 알고 나서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땀은 단순한 배출물이 아니라, 자율신경계와 내분비계가 보내는 실시간 메시지였습니다. 땀 종류별로 다른 건강 신호땀을 한 덩어리로 묶어서 생각하면 중요한 정보를 놓치게 됩니다. 제가 직접 체감한 것도 그 부분이었습니다. 운동하고 흘리는 땀과 발표 직전 손바닥에 맺히는 땀은 느낌부터 다른데, 실제로 발생 기전(Mechanism)도 완전히 다릅니다. 여기서 기전이란 몸 안에서 어떤 경로로 그 현상이 일어나는지를 뜻합니다.체온 조절을 위해 나오는 일반 땀은 ..
80대 노인이 45세 수준의 기억력을 가질 수 있다는 사실을 처음 접했을 때, 솔직히 반신반의했습니다. 그런데 직접 하체 운동과 외국어 암기를 3개월 이상 병행해봤더니 집중력이 달라지는 걸 몸으로 느꼈습니다. 뇌 노화는 막을 수 없지만, 그 속도는 분명히 조절할 수 있었습니다. 뇌 가소성과 슈퍼에이저: 80대도 40대 뇌가 가능한 이유뇌는 20세를 정점으로 서서히 위축됩니다. 약 860억 개에 달하는 신경 세포가 줄어들고, 기억을 저장하는 해마와 판단력을 담당하는 전두엽이 다른 부위보다 더 빠르게 작아집니다. 단어를 기억하는 능력은 35세부터, 언어 어휘력은 50~55세부터 저하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제가 이 수치를 처음 봤을 때 꽤 당황했습니다. 이미 그 나이를 넘어서 있었거든요.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수술 후 사흘 만에 혼자 일어나 걷기 시작한 환자를 처음 봤을 때,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7년 동안 하루에 다섯 번씩 약을 먹으면서도 두세 시간마다 몸이 다시 굳어가던 분이었거든요. 파킨슨병은 도파민 세포가 절반 이상 사라지고 나서야 증상이 드러나고, 그때부터 치료의 선택지도 크게 달라집니다. 제가 현장에서 직접 지켜본 이 흐름을 정리해봤습니다. 도파민 세포는 이미 60% 사라진 뒤에야 신호를 보낸다혹시 이런 생각해보신 적 있으신가요? 몸이 떨리거나 걸음이 느려졌을 때, 그게 얼마나 오래전부터 시작된 문제일지. 제가 신경과 현장을 가까이서 보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사실이 바로 이 부분입니다.파킨슨병은 뇌의 흑질(substantia nigra)이라는 부위에서 도파민을 만드는 신경 세포가 서서히 ..
밥 한 끼를 편하게 먹는 게 소원이 됐다는 말이 처음에는 과장처럼 들렸습니다. 그런데 제가 직접 역류성 식도염 환자들의 사례를 들여다보면서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가슴 한가운데서 불이 올라오는 느낌, 밥을 삼켜도 자꾸 역류하는 그 고통은 단순한 속쓰림과는 차원이 다른 문제였습니다. 더 무서운 건 이걸 방치하면 식도암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30년 넘은 역류, 그냥 두면 어떻게 될까저도 처음엔 속 쓰림은 그냥 소화제 하나면 해결되는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실제로 주변에서 역류성 식도염 얘기를 들어도 "뭐, 위산 억제제 먹으면 되지 않나"라고 가볍게 넘겼습니다. 그런데 65세 윤영식 씨의 사례를 접하고 나서야 이게 얼마나 안일한 생각이었는지 깨달았습니다.윤영식 씨는 30~40년 전부터 역류 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