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저는 노화가 매일 조금씩 균등하게 진행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아침 거울을 보다가 '내가 언제 이렇게 됐지?' 싶었던 적이 있으시지 않습니까. 스탠퍼드 대학교 연구에 따르면 인간은 34세, 60세, 78세 무렵 혈액 내 단백질 수치가 급변하며 계단식으로 늙는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그리고 그 시기마다 결정적인 호르몬이 하나씩 무너집니다. 인슐린 저항성과 성장 호르몬 — 40·60대 노화의 실체 혹시 40대 중반 이후부터 배가 나오고 근육이 빠지는 속도가 갑자기 빨라졌다고 느끼신 적 있습니까. 저도 그 시기에 비슷한 경험을 했고, 처음에는 그냥 나이살이라고 넘겼습니다. 그런데 이 변화의 배경에는 인슐린 저항성이라는 구체적인 메커니즘이 있었습니다. 인슐린 저항성(Insulin..
암 진단을 받으면 가장 먼저 드는 생각이 "얼마나 살 수 있을까?"입니다. 4기 유방암 판정에 "길어야 2년"이라는 말까지 들었다면 그 무게는 감히 상상하기 어렵습니다. 그런데 그 자리에서 10년을 버티고, 지금은 완전 관해 판정까지 받은 분의 이야기를 접했을 때 저는 생존율 숫자가 전부가 아니라는 걸 다시 한번 실감했습니다. 정보력, 치료 태도, 그리고 무엇을 먹느냐보다 어떻게 버티느냐. 그 이야기를 정리했습니다. 고식적 치료라는 말, 제대로 알고 받아들이셨나요4기 유방암 진단을 처음 받았을 때 많은 분들이 "치료를 받으면 나을 수 있다"는 전제로 병원을 다닙니다. 그런데 의료진이 처음부터 쓰는 표현이 다릅니다. 바로 고식적 치료(Palliative treatment)입니다. 여기서 고식적 치료란 완치..
솔직히 저는 머리가 아프면 그냥 진통제 한 알 먹고 넘겼습니다. 두통을 '병'이라고 생각하기보다 피로나 스트레스의 부산물 정도로 치부했거든요. 그런데 뒤통수를 망치로 맞은 것처럼 아프다가 한쪽 시야까지 흐려졌다는 환자 사례를 접하고 나서, 제가 그동안 두통을 너무 가볍게 봐왔다는 걸 뒤늦게 깨달았습니다. 두통의 원인은 단순 편두통부터 뇌 속 물혹, 뇌동맥류 파열까지 스펙트럼이 매우 넓고, 어떤 두통은 말 그대로 생사를 가릅니다. 두통의 위험 신호, 이것만큼은 놓치면 안 됩니다두통이 있어 병원을 찾는 환자 중 상당수는 여러 과를 전전합니다. 눈이 안 보인다고 안과로, 속이 울렁거린다고 내과로, 혈압이 높다고 내과로 다시. 제가 직접 취재한 사례들을 보면서 공통점을 하나 발견했습니다. 정작 신경과를 가장 나..
옆에서 자던 가족이 갑자기 숨을 멈추는 것 같아 깜짝 놀란 적 있으신가요? 저도 파트너에게 그 말을 들었을 때 처음엔 대수롭지 않게 넘겼습니다. 그런데 수면 무호흡증은 단순히 코를 고는 문제가 아니라, 방치하면 고혈압과 뇌졸중까지 이어질 수 있는 상기도(上氣道) 질환입니다. 코골이가 심하다면, 그리고 축농증까지 있다면 이 글이 도움이 될 겁니다. 코골이와 수면 무호흡증, 얼마나 위험한가잠을 자는 동안 목젖과 주변 조직이 이완되면서 기도가 좁아지면, 통과하는 공기의 압력이 높아져 입천장과 목젖이 떨립니다. 이것이 코골이입니다. 좁아진 기도가 완전히 막혀 숨을 쉬지 못하는 상태가 반복되면 수면 무호흡증(Sleep Apnea)으로 진단합니다. 여기서 수면 무호흡증이란, 수면 중 한 시간에 5회 이상 호흡이 정..
심실 부정맥은 방치하면 돌연사로 이어질 수 있는 치명적인 심장 질환입니다. 심근경색 후 스텐트 시술까지 받고도 이후 악성 부정맥으로 악화된 환자들의 사례를 접하면서, 저는 심장이 보내는 신호를 얼마나 쉽게 흘려보내는지 새삼 실감했습니다. 증상이 없을 때는 안심하고, 이상을 느낄 때는 이미 늦은 경우가 많다는 게 이 질환의 무서운 점입니다. ICD 시술, 심장이 멈추기 전에 먼저 막는다저도 처음엔 부정맥이라고 하면 그냥 가슴이 두근거리는 정도로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심실 부정맥은 전혀 다른 차원의 이야기입니다. 1분에 180회에서 200회 이상 심장이 경련하듯 뛰는 심실빈맥(Ventricular Tachycardia), 즉 심장이 제대로 된 펌프질을 하지 못하고 퍼덕이기만 하는 상태인데, 이게 심실세동으로..
소송이 3년째 이어지던 지인이 어느 날 "몸이 이상하다"며 검사를 받았는데, 결과는 멀쩡했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소화가 안 되고, 감기 증세가 반복됐죠. 저도 처음엔 그게 왜 스트레스 때문인지 실감이 안 됐습니다. 심리적 고통이 기대 여명을 10~20년 단축시킨다는 연구 결과를 접하고 나서야, 걱정 하나가 세포 하나를 망가뜨린다는 말이 다르게 들리기 시작했습니다. 걱정은 왜 쉬는 시간에 더 심해질까혹시 이런 경험 있으신가요? 바쁘게 일할 때는 괜찮다가, 점심 먹고 잠깐 멍하니 앉아 있는 순간 갑자기 걱정이 밀려오는 것 말입니다. 저도 그런 패턴이 꽤 오래 이어졌습니다. 뇌과학에서는 이걸 회로의 문제로 설명합니다.우리 뇌 안에는 크게 세 가지 회로가 있다고 봅니다. 힐링 회로, 일할 때 켜지는 실행 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