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반이 떨어지기 전에 수술하면 시력 보존율이 90% 이상이지만, 황반까지 박리된 뒤에는 수술이 성공해도 이전 시력의 절반에 그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도 이 수치를 처음 접했을 때 꽤 아찔했습니다. 별것 아닌 줄 알았던 눈앞의 까만 점 하나가 실명의 전조일 수 있다는 사실, 지금부터 제가 알게 된 것들을 풀어보겠습니다. 열공성망막박리, 검은 커튼이 올라오면 이미 늦습니다열공성망막박리(Rhegmatogenous Retinal Detachment)란 망막에 구멍이 생기고 그 틈으로 액화된 유리체액이 스며들어 망막이 안구 벽에서 들뜨는 상태입니다. 쉽게 말해 벽지가 벽에서 떨어지는 것과 같습니다. 처음엔 눈 아래쪽에서 검은 그림자가 슬슬 올라오다가, 황반이라는 중심부까지 도달하면 정면 시야가 완전히 뭉개집니다..
퇴행성 무릎 관절염 3단계 진단을 받았다고 해서 무조건 수술대에 올라야 하는 건 아닙니다. 저도 처음 이 사실을 알았을 때 솔직히 조금 놀랐습니다. 염증 반응이 적고 통증 수준이 낮다면, 전문의들은 3~6개월의 보존적 치료를 먼저 권고합니다. 문제는 그 경계선이 어디인지, 그리고 버텨야 할 때와 수술을 결정해야 할 때를 어떻게 구분하느냐는 겁니다. 관절염 3기도 수술 안 할 수 있다 — 보존 치료의 기준71세 김락중 씨는 양쪽 무릎 모두 퇴행성 관절염 3단계 진단을 받았습니다. 뼈 사이 간격이 뚜렷이 좁아져 있고, 연골이 상당 부분 닳아 있는 상태였죠. 그런데 담당 전문의는 수술보다 현상 유지를 권했습니다. 이유는 하나였습니다. 무릎이 붓지 않고, 큰 염증 반응이 없었기 때문입니다.여기서 퇴행성 관절염이..
머리를 감은 지 몇 시간도 안 됐는데 두피가 간지럽고, 손이 저도 모르게 머리로 올라간 적 있으시지 않습니까. 저도 한동안 머리가 간지럽고 그랬습니다. 처음엔 그냥 건성인가 보다 했는데, 각질이 어깨 위로 눈처럼 떨어지고, 밤에 누우면 두피가 열이 나는 것처럼 후끈거렸습니다. 단순 비듬이라고 넘기기엔 뭔가 이상하다 싶어 들여다봤더니, 그게 두피 지루피부염이었습니다. 말라세지아와 피부 장벽 — 가려움의 진짜 출처두피 지루피부염을 단순한 두피 트러블로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그냥 비듬 샴푸 쓰면 낫는다, 위생 문제다,라고 보는 분들도 적지 않습니다. 그런데 제가 직접 겪어보고 자료를 찾아봤더니, 이건 단순히 샴푸 문제가 아니었습니다.두피 지루피부염의 핵심 원인은 말라세지아(Malassezia) 효모균입니다...
솔직히 저는 가슴이 답답할 때 한동안 '급체했나 보다' 하고 소화제만 찾았습니다. 그런데 임상 현장에서 실제로 접한 사례들을 들여다보니, 명치 끝 불편함을 위장 문제로 여기다가 골든타임을 놓치는 경우가 생각보다 훨씬 많았습니다. 가슴통증은 원인이 어디서 오느냐에 따라 대응 방식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협심증인지, 역류성 식도염인지 제대로 구별하는 것이 생사를 가를 수 있다는 걸 알고 나서 이 주제를 꼭 정리해두고 싶었습니다. 협심증 구별: 증상만 믿으면 위험한 이유가슴통증을 유발하는 원인 중 가장 위중한 것이 심혈관 질환입니다. 우리나라 사망 원인 2위를 차지하는 심장질환은 해마다 환자 수가 늘고 있는데, 정작 조기 진단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아직도 많습니다. 제가 자료를 살펴보면서 가장 안타까웠던 대목도..
솔직히 저는 땀을 그냥 불쾌한 것으로만 여겼습니다. 여름마다 손바닥이 촉촉해지면 그게 긴장 때문인지 더위 때문인지도 구분하지 못했고요. 그런데 부위별로, 상황별로 땀의 종류가 다르고 각각 다른 건강 신호를 보낸다는 걸 알고 나서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땀은 단순한 배출물이 아니라, 자율신경계와 내분비계가 보내는 실시간 메시지였습니다. 땀 종류별로 다른 건강 신호땀을 한 덩어리로 묶어서 생각하면 중요한 정보를 놓치게 됩니다. 제가 직접 체감한 것도 그 부분이었습니다. 운동하고 흘리는 땀과 발표 직전 손바닥에 맺히는 땀은 느낌부터 다른데, 실제로 발생 기전(Mechanism)도 완전히 다릅니다. 여기서 기전이란 몸 안에서 어떤 경로로 그 현상이 일어나는지를 뜻합니다.체온 조절을 위해 나오는 일반 땀은 ..
80대 노인이 45세 수준의 기억력을 가질 수 있다는 사실을 처음 접했을 때, 솔직히 반신반의했습니다. 그런데 직접 하체 운동과 외국어 암기를 3개월 이상 병행해봤더니 집중력이 달라지는 걸 몸으로 느꼈습니다. 뇌 노화는 막을 수 없지만, 그 속도는 분명히 조절할 수 있었습니다. 뇌 가소성과 슈퍼에이저: 80대도 40대 뇌가 가능한 이유뇌는 20세를 정점으로 서서히 위축됩니다. 약 860억 개에 달하는 신경 세포가 줄어들고, 기억을 저장하는 해마와 판단력을 담당하는 전두엽이 다른 부위보다 더 빠르게 작아집니다. 단어를 기억하는 능력은 35세부터, 언어 어휘력은 50~55세부터 저하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제가 이 수치를 처음 봤을 때 꽤 당황했습니다. 이미 그 나이를 넘어서 있었거든요.그런데 여기서 중요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