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잠꼬대가 심한다는 말을 많이 듣는데 어른들을 보면서 "그냥 피곤해서 그러겠지"라고 넘긴 적 있으신가요. 저는 신경과 임상 현장에서 그 판단이 얼마나 뼈아픈 후회로 돌아오는지를 직접 목격했습니다. 렘수면 행동장애는 단순한 잠버릇이 아니라 뇌 신경퇴행의 초기 신호일 수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그 경계를 어디에서 그어야 하는지, 수면 장애가 치매와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제가 겪고 배운 것들을 바탕으로 솔직하게 풀어보겠습니다. 렘수면 행동장애와 알파시누클레인의 관계자다가 주먹을 휘두르거나 발길질을 한다는 이야기, 잠버릇이 유독 거친 사람이 있다고 치부하기 쉽습니다. 그런데 저는 진료실에서 수년 전 그런 증상을 호소했던 분이 결국 파킨슨병 진단을 받는 장면을 반복해서 봤습니다. 그때마다 드는 생각은 하나였습니..
얼마전 아버지께서 건강검진 결과지를 받아 들고 "용종 발견, 추적 관찰 요망"이라는 문구 앞에서 멈춘 적이 있습니다. 별것 아니겠지 싶으면서도 찜찜한 그 감각, 저도 정확히 겪었습니다. 용종이라고 다 같은 게 아니라는 걸, 그 결과지 한 장이 저를 공부하게 만들었습니다. 선종성 용종이란 무엇인가 — 이름이 다르면 위험도도 다릅니다대장 내시경을 하다 보면 혹처럼 튀어나온 모양의 병변들이 발견되는데, 이를 통틀어 용종이라고 부릅니다. 그런데 제가 처음에 놓쳤던 부분은, 용종이 조직학적으로 세 종류로 나뉜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선종성 용종, 증식성 용종, 염증성 용종이 그것입니다.이 중에서 실제로 암으로 이어지는 건 선종성 용종입니다. 선종성 용종이란, 대장 점막 세포가 비정상적으로 증식하면서 만들어진 병변으로..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전 직장의 야근이 잦아지던 시절, 건강검진 결과지를 받아 들었을 때 당화혈색소 수치가 6.1%를 찍고 있었습니다. 당뇨는 아니라는 의사 말에 안심했지만, 제 몸은 이미 가려움증과 만성 피로로 조금씩 신호를 보내고 있었습니다. 그때부터 염증이라는 단어를 제대로 공부하기 시작했는데, 알면 알수록 "염증을 무조건 없애야 한다"는 통념이 얼마나 위험한 오해인지 실감하게 되었습니다. 선천면역과 염증, 우리 몸을 지키는 소방관의 정체염증을 없애야 건강해진다는 말을 당연하게 여기는 분들이 많습니다. 저도 한때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면역 시스템을 조금 들여다보면 이 생각이 완전히 뒤집힙니다. 몸속 염증을 100% 제거하면 그 사람은 생존 자체가 불가능합니다. 염증은 우리 몸이 외..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건강을 위해 잡곡밥에 생채소까지 챙겨 먹었는데, 오히려 배가 빵빵하게 부풀고 하루 종일 가스가 차더군요. 채식과 잡곡밥이 몸에 좋다는 건 맞는 말입니다. 하지만 소화 능력을 무시하면 그 좋은 음식이 대장 안에서 부패해 독소로 돌변한다는 사실, 처음엔 믿기 어려웠습니다. 채소가 독이 되는 이유 — 질산염과 전체식의 함정제가 직접 겪어봤는데, 녹즙을 매일 아침 큰 컵으로 마시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색도 진하고 양도 많으니 뭔가 건강해지는 기분이었죠. 그런데 석 달쯤 지나니 오히려 속이 더 예민해지고 피로감이 쌓이는 느낌이었습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제가 놓친 게 두 가지였습니다. 하나는 질산염(nitrate) 문제였고, 다른 하나는 식이섬유를 통째로 버리고 즙만 마셨다는 점이..
어지럼증이 좀 심하다 싶어서 뇌 MRI를 찍었더니 폐암이 뇌까지 퍼져 있었다는 이야기, 주변에서 한 번쯤은 들어봤을 겁니다. 저도 가까운 지인이 "그냥 숨이 좀 찬 것뿐이었는데"라는 말 한마디로 뇌전이암 진단을 받는 과정을 옆에서 지켜봤습니다. 그때 처음으로 혈뇌장벽이라는 단어를 제대로 찾아봤고, 일반적으로 항암제가 뇌에 통하지 않는다고만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는 훨씬 복잡하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혈뇌장벽, 왜 뇌전이암이 치료하기 어려운가일반적으로 항암제를 쓰면 암이 있는 곳에 약이 도달해 치료가 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뇌에서는 이 공식이 그대로 적용되지 않습니다. 그 이유가 바로 혈뇌장벽(BBB, Blood-Brain Barrier)입니다. 여기서 혈뇌장벽이란 뇌혈관의 내피세포가 일반 혈관보다..
굶을수록 뱃살이 더 찐다면 믿으시겠습니까? 저도 처음엔 이 말이 납득이 안 됐습니다. 그런데 교대 근무를 하면서 몇 달째 간헐적 단식을 반복하다 보니, 허리둘레는 줄지 않고 혈당 수치만 올라가는 경험을 했습니다. 단식이 정말 답인지, 아니면 다른 방법이 있는지를 두고 저 스스로도 꽤 오래 고민했습니다. 간헐적 단식, 진짜 효과 있을까요?간헐적 단식이 다이어트에 효과적이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저도 한때 그렇게 믿었습니다. 16시간, 심하면 3일씩 굶고 나서 체중계 숫자가 줄어드는 걸 보면 당연히 기분이 좋아지죠.그런데 제가 직접 써봤는데, 공복이 길어질수록 몸이 먼저 망가지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기운이 없어서 운동을 제대로 못 하고, 퇴근 후 밀려오는 허기에 결국 야식을 폭식하는 패턴이 반복됐습니..